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觀 盥而不薦 有孚顒若
【初六】童觀 小人无咎 君子吝
【六二】闚觀 利女貞
【六三】觀我生 進退
【六四】觀國之光 利用賓于王
【九五】觀我生 君子无咎
【上九】觀其生 君子无咎

  문명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은 운명을 믿고, 자기의 생활과 앞 길을 지배하는 주재자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여 신에게 기도하여 구하려 하고, 점을 쳐서 복을 구하려 하고 재난을 면하려 한다. 아무런 혜안이 없는 나에게 누군가가 미래를 알려달라고 찾아와도 자신 있게 답해 줄 수 있는 미래가 있다. 당신은 언젠가는 죽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여 말할 수 있다. 비가 내리고 있으면 정확히 언제 그칠지는 몰라도 분명히 그친다는 것은 알며, 찜통 같은 더위가 계속되어도 시간이 지나면 추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 올 것을 장담할 수 있다. 공자께서 “과거를 돌이켜 미래를 살필 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논어 제2편 위정 제11장]고 하셨다. 유학은 신비한 능력으로 미래를 아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으로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觀 盥而不薦 有孚顒若
통찰(觀)은 몸을 씻고(盥而) 마음을 정갈히 하여(不薦) 믿음으로서(有孚) 공경을 다하여야 한다(顒若).
  관(盥)은 제사를 시작하기 전에 몸과 손을 깨끗이 하는 것을 말하며, 천(薦)은 제사 때 제물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제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깨끗이 하지만 제사를 드리는 중이라면 마음이 흐트러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관이불천(盥而不薦)은 초심을 잃지 않는 깨끗한 마음을 의미한다. 불가에서는 수행으로 마음이 맑아지면 일반적이지 않은 6가지 신통한 능력을 갖게 된다고 하는데, 과거와 미래와 현재를 훤히 꿰뚫어 볼 수 있게 된다고 하였다. 반면, 공자께서는 평범을 벗어난 궁벽한 이치를 찾고 괴이한 일을 하는 것을 경계하였으니 바른 마음으로 보다 넓은 안목을 가지게 될 수는 있어도 전생과 내생까지 훤히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것에는 반대하셨을 것 같다. 어느것이 옳은지 알 수는 없지만 공통분모는 ‘마음이 맑아지면’ 안목이 넓어진다는 것 일게다.

 

童觀 小人无咎 君子吝
아이의 어리석음으로 바라보는 것은(童觀)은 소인에게는 허물이 없으나(小人无咎) 군자라면 어려워진다(君子吝).
  소인은 사사로움을 도모하고 제 한 가정을 잘 꾸리기에 전력을 다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바라보는 미래는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고 손해를 입지 않는가 하는 그런 정도의 어리석은 혜안이니 소인에게는 허물이 없다. 그러나 군자는 혜안을 그러한 사사로움을 도모하는데 쓰려는 사람이 아니니, 동관(童觀)을 도모하는 것은 어렵게 된다. 군자로서 맡은 바 사명을 잊지 말고 사사로움을 도모하지 말라는 뜻이다.

 

闚觀 利女貞
엿보는 통찰(闚觀)은 여자에게는 끝까지 이롭다(利女貞).
  요즘 시대에 '예기'에 나오는 여성의 삼종지도(三從之道)를 언급한다면 무척이나 강심장이라고 할 것이다. '어려서는 아버지를 따르고, 결혼해서는 남편을 따르고, 남편이 죽은 후에는 자식을 따르라'는 뜻처럼 여인은 자신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삶을 엿보면서 보살펴주는 ‘땅의 덕성’으로 살라는 뜻을 담은 것이 이 효이다.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구분한 것도 하늘이 성별을 가려 세상에 낸 이유가 있으니, 그 역할을 다하여 조화를 이루라는 뜻이다. 이른바 조선조의 소인유(小人儒)들이 세상을 현혹시켜 여성의 지위를 격하시키고 멸시하고 복종을 강요하였으나, 옛 성현의 진실한 뜻은 음과 양이 조화로움을 이루는 ‘중용’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觀我生 進退
자기의 생을 통찰하여(觀我生)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너무도 유명한 말이다. 그 말이 의미하는 뜻보다, 그 말을 한 사람이 '소크라테스'라는 것을 아는가를 지식으로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이른바 객관식용 시험에 맞추어진 교육의 폐단이다. 애쓰고 노력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두 가지 방면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하늘이 더 크게 쓰려고 시련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려 하기에(하늘이 맡긴 사명을 거스르기 때문에) 힘들고 성과는 없는 것인지를 헤아려 보아야 한다.

 

觀國之光 利用賓于王
나라의 영광을 볼 수 있는 통찰력(觀國之光)을 가졌다면 임금으로부터 손님으로 대접을 받게 될 것이니 이롭다(利用賓于王).
  이름난 지자(知者)들은 천기를 헤아려 미래를 내다볼 줄 알았다고 하는데, 주역에서도 그런 인물이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나라의 영광까지를 내다볼 줄 아는 통찰력을 가졌다면 유비가 제갈공명을 삼고초려로 모시었듯 그렇게 귀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觀我生 君子 无咎
자기를 통찰할 수 있는(觀我生) 군자는 허물이 없다(君子无咎).

  군자와 소인의 사명은 다르다고 하였다. 소인은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고 군자는 사회전체의 이익을 도모한다. 자기를 통찰하여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소인이 아니라, 자기를 통찰하여 공공의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군자여야 혜안을 가져도 허물이 없다고 한다.

 

觀其生 君子 无咎
타인과 다른 사물을 통찰하는 것(觀其生)도 군자라야 허물이 없다((君子无咎).
  바르지 못한 이가 혜안을 가진다면 세상은 더 어렵게 된다. 알려진 역사의 진실과 평가를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받아 들여지는 한명회에 대한 평가가 맞다면, 한명회가 혜안을 가짐으로써 세조가 권력을 찬탈하고 무수한 사람들이 죽고 희생되었다. 자기 자신의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과 미래의 세상을 보는 혜안을 가졌더라도 군자로서 바른 도를 추구하는데 사용하여야만 허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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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