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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夷 利艱貞
【初九】明夷于飛 垂其翼 君子于行 三日不食 有攸往 主人有言
【六二】明夷 夷于左股 用拯馬壯 吉
【九三】明夷于南狩 得其大首 不可疾貞
【六四】入于左腹 獲明夷之心 于出門庭
【六五】箕子之明夷 利貞
【上六】不明 晦 初登于天 後入于地

  명이(明夷) 괘는 밝음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공자께서 한탄했던 도가 무너진 세상을 의미한다. 공자께서는 “천하에 도가 살아있으면 나와서 일해야 하고 천하가 태평하지 않으면 숨어야 한다”[논어 제8편 태백 13장]고 하셨다. 물론 산 속으로 들어가 세상과 담을 쌓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갈고 닦으며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明夷 利艱貞
세상의 도가 무너지면(明夷) 성숙기와 말년사이가 어렵다(利艱貞)
  열매를 맺고 마감을 해야 하는 짧은 시간 속에서 도가 무너졌으니 뜻을 제대로 펼칠 수가 없으니 시절을 잘못 만났기 때문이다. 명이(明夷)의 시절에 전성기가 지나가면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때를 만나지 못해 결실을 맺고 마감을 할 수 없다면 그것도 천명(天命)일 지 모른다.

 

明夷于飛 垂其翼 君子于行 三日不食 有攸往 主人有言
도가 무너지면(明夷于飛) 날아야 할 때 그 날개를 접어야 한다(垂其翼) 군자의 길을 가면(君子于行) 3일 동안 먹을 수 없게 되고(三日不食) 시간이 지나가도(有攸往) 주인의 꾸지람만 듣게 된다(主人有言)
  도가 무너진 세상에서 오히려 군자의 길을 가면 배고픔이 있다고 한다. 좋은 소리를 들을수도 없다고 한다. 경제적으로도 궁핍하게 될 것이요, 명예도 얻을 수 없을 것이니 어찌해야 하는가? 주역은 날아야 할 때 그 날개를 접어야 한다고 하였으나, 변신하여 현실과 타협하라고 한 것은 아니다. 나아가려고 애쓰지 말라는 뜻이다.

 

明夷 夷于左股 用拯馬壯 吉
도가 무너져서(明夷) 왼쪽 허벅지에 화살을 맞더라도(夷于左股) 구조에 사용할 말의 힘이 세면(用拯馬壯) 길(吉)하다.
  도가 무너졌기 때문에 왼쪽 허벅지에 화살을 맞았으니 바르지 못함에 당한 것이다. 그러나 왼쪽 허벅지는 치명적이지 않은 신체의 부분이다. 치명타를 입지는 않았고 도와주는 센 힘이 있다면 큰 걱정이 아니다. 길(吉)한 이유는 날개를 접지 못하고 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날개를 억지로 접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明夷于南狩 得其大首 不可疾貞
도가 무너졌을 때 남쪽으로 사냥을 떠나서(明夷于南狩) 그 적의 수괴를 사로잡았다 하더라도(得其大首) 끝까지 서둘지 마라(不可疾貞)
  따뜻한 남쪽은 바른 도리를 상징한다. 그 곳에서 우두머리를 얻었으니 곧 세상을 밝은 도리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말이다. 그러나 끝까지 서둘지 않아야 한다. 세상의 도가 무너져 있으므로 급하게 세상을 변하도록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자께서도 "성왕이 나타나더라도 한 세대가 지나야만 세상을 어질게 만들 수 있다"[논어 제13편 자로 제12장]고 하셨다. 세상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는 법이다.

 

入于左腹 獲明夷之心 于出門庭
왼쪽 뱃속에 들어가(入于左腹) 도가 무너져있는 마음을 알았다면(獲明夷之心) 속해있던 집단에서 나와야 한다(于出門庭).

  왼쪽 뱃속이란 곧 심장이 위치한 곳을 말한다. 옛 사람들은 사람의 생각이 살고 있는 장소는 뇌가 아니라 가슴으로 여겼다 한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면 가슴이 아프다고 생각하였고, 전통적으로 사람의 사망을 심장이 정지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근래에 뇌사를 인간의 사망으로 인정하자는 주장이 강하고 아마도 곧 그렇게 바뀌게 될 것 같기는 하다. 여하튼 그 마음을 통찰하여 도가 무너져 있음을 알았다면 속히 그 집단으로부터 나와야 현명하다고 한다.

 

箕子之明夷 利貞
도가 무너졌음을 알고 있는 현자(箕子之明夷)는 끝까지 이롭다(利貞)

  도가 무너졌는지의 여부를 아는 것도 안목이 없다면 판단하기 힘든 일이다. 명이(明夷)의 세상에는 교묘한 말이 진실을 속이고, 사이비가 진짜 행세를 하기 때문이다. 도가 무너진 세상은 말재주가 좋은 사람과 화려하게 꾸밀 줄 아는 사람이 존중 받는 세상이 되는 것이니, 곧 교언영색(巧言令色)이 난무하는 세상이라면 바른 도가 무너져 있는 세상일 것이다.

 

不明 晦 初登于天 後入于地
도가 무너졌음을 알지 못하는(不明) 어두움(晦)이라면 처음에는 하늘에 올라도(初登于天) 곧 땅으로 추락함으로써(後入于地) 마감을 하게 될 것이다.
  도가 무너졌음을 알지 못하는 어두운 안목을 가졌다면 처음에는 하늘에 오르는 것으로 착각하여도 후에 그 곳이 땅으로 추락하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바른 도(道)가 무너졌음을 왜 알지 못할까? 도(道)에 마음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먹어도 그 맛을 알 지 못한다”[대학 제7장 정심수신]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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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