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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2. 14:55

즉록무우(即鹿无虞) 기타(其他)/명언(名言)2010. 2. 22. 14:55

     준(둔)괘 3번째 효사중에 나오는 명언입니다. 즉(即)은 뒤쫒는 것을 말하며, 우(虞)는 사냥할 때 몰이꾼 역할을 하던 관리를 말합니다. 그래서 '몰이꾼이 없이 사슴을 쫒아가려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사냥을 하는 경우인데, 몰이꾼이 없기에 길을 잃어 곤경에 처하는 것이 쉽게 예견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대책없이 일을 벌이는 것’을 경고하는 의미로 종종 인용하곤 합니다.

   삼국지에도 이 명언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후한시대에 대장군 하진이 환관을 몰아내기 위해 동탁을 비롯한 전국의 군웅들을 모이라고 합니다. 그 때 하진의 부하였던 진림이 이 즉록무우(即鹿无虞)의 명언을 인용하여 하진을 만류하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진림의 충언을 묵살했던 하진은 궁지에 몰린 환관들에게 살해되고, 낙양에 도착한 동탁이 실권을 장악하며 천하대란이 야기 되었습니다. 

   물론 알 수 없는 숲을 과단하게 뛰어드는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걸어가는 길이라고 하여 ‘생각없이’ 따라가는 삶은 어쩌면 기계처럼 규격화된 부품이 되어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쓰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숲속으로 과단하게 뛰어드느냐 그러지 않느냐의 차이는 ‘신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기에 여기 즉록무우의 명언이 주는 가르침은 나쁜 결과를 경고하는 가르침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숲을 빠져 나올 수 없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뛰어드는 것’을 경고하는 가르침으로만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숲을 빠져 나올 수 없게 될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한 후에 숲으로 뛰어드는 것은 오히려 응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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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오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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夬 揚于王庭 孚號 有厲 告自邑 不利即戎 利有攸往

【初九】壯于前趾 往 不勝 爲咎

【九二】惕號 莫夜有戎 勿恤

【九三】壯于頄 有凶 君子夬夬獨行 遇雨若濡 有慍 无咎

【九四】臀无膚 其行次且 牽羊 悔亡 聞言不信

【九五】莧陸夬夬 中行 无咎

【上六】无號 終有凶

  쾌(夬)괘는 악(惡)에 공정함(正)으로 맞서는 것을 말하며 의로움을 추구하는 결단이다. 공자께 은혜로 원수를 대하면 어떠한지 여쭈니, 공자께서는 “그러면 은인은 어떻게 대할 것인가? 공정하게 원수를 대하고 은덕으로 은인을 대해야 한다” [논어 제14편 헌문 제34장]고 하셨다. 공자께서는 동해보복(동일한 해로움으로 복수)으로 원수를 대하는 것 즉, 원수를 원수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원수를 바름(正)으로 대해야 한다고 하셨다. 바름 곧, 의(義)를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 쾌(夬)이다.

 

夬 揚于王庭 孚號 有厲 告自邑 不利即戎 利有攸往

결단(夬)은 왕정에 알리는 것(揚于王庭)이며 신념을 부르짖는 것(孚號)이니 위태로움은 있겠지만(有厲) 고을에 숨어 외치면(告自邑) 적이 되어 맞서는 것이니 이로울 것이 없다(不利即戎) 시간이 지나가면 이롭다(利有攸往)

  악(惡)을 보고 방관하는 것은 악(惡)을 부흥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니 마땅히 의롭게 나서야 한다. 비겁하게 숨어서 외치면 그것은 충언이 아니라 대항하는 것이 되니 결실이 없다. 위태롭더라도 왕정에 올라 외쳐야 한다. 시간이 지나가면 이로우리니 결국은 정의가 승리하기 때문이다.

 

壯于前趾 往 不勝 爲咎

크고 강한 기운이 발 앞에 모여있어(壯于前趾) 그렇게 나아가면(往) 이길 수 없고(不勝) 허물만 남는다(爲咎)

  행동하기 위해 기운이 발에 모여있으니 혈기만 가지고 서두는 것이다. 용맹이 지나쳐 과격한 것을 말하니, 의로움을 펼치는 것이 무모함이 되지 않으려면 냉철해야 하고 냉정해야 한다.

 

惕號 莫夜有戎 勿恤

두려워서 호소하면(惕號) 밤을 틈타 급습을 할 것이니(莫夜有戎) 두려워하지 말라(勿恤)

  지나친 용맹과 반대로 지나치게 두려워서 부르짖는 것이라면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 당하게 된다는 뜻이다. 도적이 들었는데 두려워 울부짖으면 재물만 잃고 말 것을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생기는 법이다. 발 앞에 모여있는 과격한 용기도 모자라는 용기도 악(惡)을 바로잡을 수 없다.

 

壯于頄 有凶 君子夬夬獨行 遇雨若濡 有慍 无咎

큰 기운이 광대뼈에 있다면(壯于頄) 흉함이 있지만(有凶) 군자라면 결연히 홀로 가다가(君子夬夬獨行) 비를 만나게 되어도(遇雨若濡) 온기를 뺏기지는 않을 것이니(有慍) 허물이 없다(无咎)

  큰 기운이 광대뼈에 있는 것은 안색을 숨길 수 없어 의욕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견제를 받아 흉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군자라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허물이 없을 것이다. 군자는 의로움을 따르는 자이니, 오히려 드러난 의욕을 보고 바른 사람들이 모일 것이기 때문이다. 드러난다고 해치려는 자만 모이는 것이 아니기에 온기를 완전히 잃지 않게 되는 것이다.

 

臀无膚 其行次且 牽羊 悔亡 聞言不信

엉덩이에 살이 없으니(臀无膚) 쉽게 나아가지 못한다(其行次且) 백성들을 이끌면(牽羊) 후회는 없겠지만(悔亡) 말은 들어주더라도 신뢰하지는 않을 것이다(聞言不信)

  분수에 맞지 않는 지위에 앉아있으니 자리가 편하지 않아 엉덩이에 살이 없게 된 것이다. 백성들을 이끌 지위에 위치하고는 있지만 그 지위에 걸맞는 능력은 없는 사람이다. 내적으로 후회는 없을지라도 신임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고 한다.

 

莧陸夬夬 中行 无咎

뭍에서 뛰어 노는 산양이 큰 결단을 내릴 때는(莧陸夬夬) 중용의 길을 가야(中行) 허물이 없다(无咎)

  뭍에서 뛰어 노는 산양은 민초들을 뜻한다. 위에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중용의 길을 가면 혁명이 되고, 중용을 벗어나면 반란이 될 것이다.

 

无號 終有凶

부르짖지 않으면(无號) 끝내 흉함이 있다(終有凶)

  의로운 줄 알면서 의로움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공자께서는 “안으로 살펴서 부끄러움이 없다면 무엇을 근심하며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논어 제12편 안연 제4장]라고 하셨다. 생사(生死)는 천명(天命)이니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의로운 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나약한 마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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